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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컬럼/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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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도 싫어하는 변비

 천사도 싫어하는 변비


 우리 나라에서 대변을 정해놓은 곳에 보기 시작한 것이 백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 이전에는 아무 데나 급한 대로 해결하였다는 얘기다.


 배설하는 곳을 뒷간, 똥뚜간, 칙간, 치방, 해우정, 해우소 등으로 불렀는데 이때만 해도 뒷간과 처갓집은 멀수록 좋다고 하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화장실은 치부를 드러내는 곳이니 가능한 멀리 두려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작은 아파트라도 화장실이 두 개는 있어야 인기가 있고 가능하면 가까이 두려고 하다보니 이제는 안방에 붙여두게까지 되었다.


이와 같이 배변하는 장소는 날로 눈부시게 발전되어 왔으나 변을 밀어내는 작업이 원활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힘 꽤나 써야하는 단련의 장소로 아직도 남아있다. 흔히들 변 보는 것이 힘든 것을 변비라고 한다. 그러나 배변 시 힘을 주어도 변이 잘 안나오는 경우뿐만 아니라, 배변을 자주 못 하는 경우, 대변의 양이 적은 경우, 배변 후에도 덜 본 것처럼 시원하지 않은 경우, 관장이나 변비약을 사용해야만 배변을 하는 경우 등도 모두 변비라고 한다.


 사실 옛날에 변비는 병의 축에도 못 끼었다. 변비가 아무리 심해도 변비 때문에 생을 마감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질 못했기에 변비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사치스러운 푸념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배변을 못 하는 불편함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변비약을 자주 복용하게 되는데 사실 변비환자에게 가장 나쁜 것은 매일 한번 이상 꼭 배변을 해야만 되는 것으로 믿고, 변비약을 먹어서라도 꼭 배변을 하려고 하는 강박적인 생각이 변비약에 의한 습관성을 가져와 변비를 더욱 악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변비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변비의 원인은 워낙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섬유소 섭취의 부족이다. 섬유소는 우리들이 섭취하는 음식물에 골고루 들어있는데, 섬유소는 소화 분해되지 않고 변으로 그대로 나오는 것으로 열량은 전혀 없는 영양소의 하나이다. 주로 우리가 먹는 야채, 해조류, 열매의 껍질 등에 많은데 맛이 없기 때문에 잘 안 먹게 된다.


대부분의 과일과 곡식은 주로 껍질 쪽에 섬유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영리한(?) 인간들은 맛없는 껍질 쪽은 벗겨내고 달콤한 부위만을 빼서 먹는다. 따라서 쌀도 껍질 쪽은 안 먹고 깎아 내서 백미만 먹으려하고 빵도 밀의 껍질 쪽은 제외하고 만든 흰 빵만 먹으려한다. 최근에는 현미와 통밀빵을 건강식으로 추천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입맛은 워낙 까다로워서, 섬유소가 있는 껍질은 가능한 안 먹으려고 한다. 아침식사로 토스트 한 조각과 계란 후라이, 우유나 혹은 커피 한잔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섬유소 섭취량은 거의 없으니 변이 만들어 질 리가 없어서 변비가 생기게 된다. 신선한 야채를 먹기 위해 서양에서 들어 온 야채 샐러드를 먹기도 하지만 야채 샐러드 한 접시를 삶아보면 실제로 야채는 한줌도 안 남게 되어 우리의 나물 한 접시보다 훨씬 못하다.


 야채를 익혀 먹는 우리의 나물이 서양 샐러드보다 섬유소가 훨씬 많은 것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옛날에 우리조상들은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했다. 풍성한 나물과 겨울에는 시래기를 만들어 먹고 각종 김치와 잡곡밥 등으로 배를 불렸다. 그러나 최근에 경제적으로 잘 살게되면서 섬유소의 섭취량이 점점 줄게 되면서 , 오히려 서양 사람들이 먹는 식이섬유인 차전자피등을 건강식품으로 수입하고 다시마 등을 건강식으로 추천하고 있는 추세이다. 변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변의를 느끼는 데도 참는 습관이다.


사실 배변은 생리적인 현상으로 주님이 부르시면(?) 모든 것을 버리고 부르심에 따라가야 하는데 이를 거역하고 참게되면, 변의는 사라지고, 일단 변의가 없어지면 아무리 힘을 주어도 변은 나올 수가 없게된다. 옛날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는 집에서 대가족으로 함께 살았다. 아침에 식구들의 아침상을 준비하려고 일어나서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변의 생리가 일어나게 되어 화장실로 뛰어가면, 시아버지가 앉아 계시고, 남편, 시동생들까지 순서대로 차지하고 있으니, 더구나 부끄러움이 많은 새댁이 화장실을 차지하기란 어려웠다.


 아침상을 물리고 모두 출근한 후에 화장실에 가보지만 이미 사라진 변의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변이 마렵다는 신호가 없는데 아무리 힘을 주어봐야 배변은 되지 않는다. 배변만큼은 자기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닌 주님의 뜻인 것이다. 그러나 모든 변비의 원인이 반드시 섬유소 섭취의 부족이나 배변을 참는 습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심하지 않은 변비는 일단 충분한 섬유소 섭취와 배변 습관의 교정으로 치료가 되지만, 이것으로 안 될 때는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아야 된다.


 심한 변비의 치료는 참으로 어렵다. 대개 몇 십년 이상 오래된 변비가 많으며, 습관적으로 변비약(자극성하제)을 복용해왔던 경우는 장점막의 신경이 거의 위축되어 변의 자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변비의 원인은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적인 면도 많이 관계가 있으며 비록 장운동은 잘 되어도 마지막 관문인 항문에서 변이 배출되지 않는 배변장애증후군도 있어서 정확한 진단이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변은 잘 삭혀진 향기(?)를 가진, 잘 익은 바나나 같은 굳기의, 굵은 황금색의 덩어리이다. 아침에 주님의 부르심으로 황금 덩어리을 만든 후 느끼는 행복감은 주님이 내려주신 축복이다. 맑은 물 속에 고요히 잠겨져 있는 황금 덩어리를 내려다보며 주님께 기도 드린다. "


주님. 저희들에게 늘 풍성한 먹거리를 내려주신 은혜에 감사하나이다. 저희들은 주님의 그 뜻 깊은 은총을 모르고 입에 맞는 것만 골라 먹고 주님이 부르시는데도 참고 있다가 변비라는 달갑지 않은 병에 걸리곤 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주님께서 내려주신 풍성한 먹거리를 듬뿍 섭취하고 주님이 부르실 때는 언제나 즉시 달려가서 시원한 배변의 기쁨을 누리며 주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항외과 원장 임석원 (토마스 아퀴나스)


**목5동 성당 해나리에 실렸던 두번째 글입니다.

  • 작성일
  •   :  20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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