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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컬럼/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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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도 유전이 되나요?

치질도 유전이 되나요?


 매일 항문 속을 들여다보고 사는 필자가 자주 듣게되는 질문이 "치질은 왜 생기는 건가요?" 이다. 치질 덕분에 밥 먹고사는(?) 사람이, 치질이 왜 생기는 지도 모른다고 하면 체면이 안 서니까, 오랜 동안 여러 학자들이 연구하여 가설로 제시한 학설을 가지고 설명을 길게 하게 된다.


치질이 네 발로 기어다니는 동물에게는 안 생기고 두발로 서서 다니는 사람에게만 생기니까 오랜 동안 앉거나 서 있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다른 동물들은 변이 마려우면 참지 않고 금방 배변하므로 치질이 안 생기는데, 인간은 때때로 점잖 빼면서 배변을 참으려고 하니까 생길 수도 있다고도 하고, 치질이 어린아이에게는 잘 안 생기고 나이가 들어야 생기니까, 이마에 생기는 주름살 같은 노화현상의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명한(?) 환자 분을 만나는 날이면 혹 떼려다 혹 붙이는 셈이 되고 만다. "그럼 똑같이 서있고 배변을 참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 똑같이 늙어 가는데, 왜 다른 사람들은 치질이 안 생기고 멀쩡한데, 저만 치질이 걸리는 겁니까?" 하고 묻는다. 그러면 필자는 대답이 궁색해 지면서 속으로만 말한다. "환자 분 제가 치질이 왜 생기는지 알면 노벨상 탑니다. 사실 제가 대장 항문 병의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어떤 질환들은 원인이 밝혀지기도 했지만, 암이 왜 생기는지, 고혈압이 왜 생기는지, 당뇨병이 왜 생기는지, 등등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 최근에 와서 의학계 일부에서는 암의 원인을 유전자(염색체)의 이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수백 만개의 유전자중 어느 한 개가 잘못되어 암이 생긴다는 것이다. 타고 태어날 때부터 사주팔자(?)에 암이 생기게끔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성선설이 아닌 성암설(?) 이라고나 할까? 그렇다면 왜 누구는 유전자가 멀쩡하고 누구는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서 암이 생기는가? 주님만이 알고 계신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처럼 사실 대부분의 질환은 절대적은 아니지만 대체로 유전을 하는 성향을 보인다. 우리들의 아들이나 딸을 유심히 잘 살펴보면 그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이곳 저곳이 우리 자신의 모습과도 같은지, 일치의 날 행사에서 형제 자매님 들이 자녀들을 부록처럼 옆에 달고 다니는 모습에서 누가 누구의 자식인지는 말 안 해도 다 알고, 차두리가 차범근의 아들이란 것도 말 안 해도 다 안다. 오죽하면 옛말에 다른 도둑질 다 해도 씨 도둑질은 못한다는 말이 있으랴... 눈에 보이는 얼굴뿐만 아니라 안 보이는 발가락도, 항문 모양도 닮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필자가 치질환자를 대상으로 가족 중에 치질환자가 있는 빈도를 연구해 본 바에 의하면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100% 원인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치질이 있는 사람의 부모나 자식에서 치질이 발생하는 빈도가 치질이 없는 사람보다 그 발생 빈도가 높았다. 결국 치질도 어느 정도 집안 내력(?)이 있다는 얘기다. 하루는 20대의 미모의 여성 환자가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진료실을 찾아 왔다. 외모는 미스코리아(?)였지만 항문에는 장미꽃 한 송이가 핀 것처럼 치질이 있었다. 진찰 후, 치질에 대한 설명을 하였더니 환자가 조용히 물었다. "치질도 유전을 하나요?" 물론 치질도 유전적 경향이 높다고 설명하자, 미모의 아가씨는 그녀의 어머니를 원망스러운 듯 바라보며, "엄마 때문에 나도 치질이 걸렸잖아" 하며 눈물을 비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그녀의 어머니는 담담하게 그 딸을 껴안으며 "미안하다 내가 항문이 부실해서 너도 내 체질을 닮아 치질이 심하구나." 하며 두 손을 잡아주며 위로해 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속으로 미모의 아가씨에게 말을 한다. "환자 분, 치질만 물려받은 것은 아닙니다.


환자 분의 그 아름답고 고운 자태도 당신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고 또한 아름답고 고운 마음씀씀이도 물려받았을 겁니다. 미소짓는 얼굴 표정도, 걸음걸이도, 고운 목소리까지도 어머니의 것을 닮았을 것입니다." 나는 어느 날 저녁 식사를 하다가 아들녀석의 별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라는 별명은 나의 어릴 적 별명이었기 때문이다. 별명까지 대물림 해주게된 나는 애써 모른 척 하면서 태연하게 아들을 위로 해 주었던 것이다. 딸아이의 배시시 웃는 입가로 뾰죽 나오는 덧니는 필경 아내의 대물림 일 것이고 달갑지 않은(?) "드라" 나 "큐라"라는 애칭도 따라올 것이다.


이 신비한 생명의 유전 현상은 자연의 섭리로 의학의 발달과 함께 조금씩 규명되어지고 있지만 인간의 유전자를 밝혀내고 조작하는 것이 주님 앞에서 큰 죄를 짓는 것이 아닌지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주님! 저는 주님의 은총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으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았고 저의 유전자를 저의 자식에게 물려주고 언젠가는 주님 곁으로 불려가겠지요?


저의 영혼은 주님께로 가고 남은 저의 육신은 썩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갈지라도 저의 유전자를 넘겨받은 저의 후손들은 대를 이어 아름다운 이 세상을 살아가겠지요.


 천년이 지난 후에 조금씩은 변할지라도 저와 비슷한 생김새의 또 다른 저는 계속 그 미소를 이어가 그 어설픈 입가의 미소도 영원히 남아 있게 되겠지요. 치질도 대를 이어 천년의 치질로 남아있듯이 말입니다.


주님 영광 받으소서. 이제와 영원히 받으소서.


항 외과 원장 임 석원 토마스 아퀴나스


**목5동 성당 해나리에 실렸던 4번째 글입니다

  • 작성일
  •   :  20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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